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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8/12부터
 오늘: 43 전체: 1428725

 

고독의 시인 김현승

 김현승(金顯承, 1913.2.28∼1975.4.11)

호는 남풍(南風)·다형(茶兄). 광주(光州) 출생.
목사인 부친의 전근을 따라 평양(平壤)에 이주, 그
곳에서 숭실(崇實)중학과 숭실전문 문과를 졸업하
였다. 2학년때 교지에 투고한 <쓸쓸한 겨울 저녁
이 올 때 당신들은>이라는 시가 양주동(梁柱東)의
인정을 받아 <동아일보>에 발표(1934)됨으로써
시단에 데뷔하여 <새벽은 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
<아침> <황혼> <새벽교실> 등을 계속 발표, 민족적
낭만주의의 경향을 나타내어 주목을 끌었다.
일제강점기 말에는 붓을 꺾고 침묵을 지키다가 광
복 후 1949년부터 다시 작품을 발표, <내일> <동면
(冬眠)> 등 지적이고 건강한 시들을 잇달아 내놓았
다. 1951년부터 조선대학교 문리대 교수로 있으면
서 박흡(朴洽)·장용건(張龍健) 등과 함께 <신문학
(新文學)>(계간)을 6집까지 발행, 향토문화 발전에
기여하였다.

1957년에 처녀시집 <김현승시초(金顯承詩抄)>를
간행하고, 1963년에 제2시집 <옹호자(擁護者)의 노
래>, 1968년에 제3시집 <견고한 고독>, 1970년에
제4시집 <절대고독>을 간행하였다.

그의 시는 초기에는 자연의 예찬을 통한 민족적 낭만주의의 경향을 띠었으나, 광
복 후에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추구하는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 세계를 보여
주었고, 말기에는 사랑과 고독 등 인간의 본질을 추구하였다.
1973년 서울특별시문화상을 받았고 1974년 <김현승 시선집>을 출간했다.
저서로는 《한국 현대시 해설》(1972), 《세계문예사조사》(1974) 등이 있다.

  가을의 기도(祈禱)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김현승의 시정신은 '기독교 정신'이라 할 수 있다. 동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시인들
의 낭만주의, 모더니즘, 전원주의 등을 거부한 채 말년에 이르기까지 이를 삶의 방
식으로 생각했다. 그의 시의 주제는 늘 '고독' 속에서 신과 대화를 나누고, 그 대화
를 통해 삶의 진실을 추구하고자 한다. 자신의 시어(詩語)를 최대한 절제하는 가운
데 신과의 대화를 가능케 했던 것이다.

 ▷ 눈물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全體)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김현승의 시에는 절대자와 대면을 통해 순결하고 경건한 삶을 기원하는 서정적 자
아가 자주 등장한다. 이 시에서도 서정적 자아는 절대자를 향한 순수한 삶의 기원
과 소망을 점층적 구조에 실어 표현하고 있다.

이 시는 시인이 어린 아들의 죽음과 그 비통함을 기독교적 신앙으로 극복하려는 몸
부림에서 씌어진 것이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작품은 삶의 유한성에서 오
는 슬픔을 승화시키고자 하는 서정적 자아의 고통이 잘 담긴 작품이라 하겠다.

 견고한 고독

껍질을 더 벗길 수도 없이
단단하게 마른
흰 얼굴

그늘에 빚지지 않고
어느 햇볕에도 기대지 않는
단 하나의 손발

모든 신들의 거대한 정의 앞엔
이 가느다란 창끝으로 거슬리고
생각하는 사람들 굶주려 돌아오면
이 마른 떡을 하룻밤
네 살과 같이 떼어주며

결정(結晶)된 빛의 눈물
그 이슬과 사상에도 녹슬지 않는
견고한 칼날 - 발 딛지 않는
피와 살

뜨거운 햇빛 오랜 시간의 회유(懷柔)에도
더 휘지 않는
마를 대로 마른 목관 악기의 가을
그 높은 언덕에 떨어지는
굳은 열매

쌉쓸한 자양(滋養)에 스며드는
네 생명의 마지막 남은 맛!

제목 '견고한 고독'은 '나뭇가지'의 비유이다. 시 전편이 의인화되어 있으며 고독(열
매)의 관념을 비유하고 있는 시어들은 '흰 얼굴, 손발, 창끝, 칼날'(나뭇가지)이다.
이 나뭇가지는 시적 자아이다.

 절대 고독(絶對孤獨)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던
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하품을 하고
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아름다운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나는 무엇인가 내게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스한 체온을 느낀다.

그 체온으로 내게서 끝나는 영원의 먼 끝을
나는 혼자서 내 가슴에 품어 준다.
나는 내 눈으로 이제는 그것들을 바라본다.

그 끝에서 나의 언어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
꿈으로 고이 안을 받친 내 언어의 날개들을
이제는 티끌처럼 날려 보낸다.

나는 내게서 끝나는
무한의 눈물겨운 끝을
내 주름 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
더 나아갈 수 없는 그 끝에서
드디어 입을 다문다.--- 나의 시(詩)는.

기독교 시인인 김현승의 대표시이다. 여기서 말하는 고독이란 절망적인 고독이 아
니라 인생과 시가 완성되어 가는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는 내
적 조건을 말한다.

 ▷ 시인의 말

나는 불행 중에서도 다행히 어느 정도의 건강은 회복할 수가 있게 되어, 지금은 대
학에 다시 나가 교편을 잡고 있고, 시도 다시 쓰게 되었다.

그러나 한가지, 머리는 언제나 흐리멍텅한 상태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의학적으
로는 일정한 기간이 지나야 한다지만 나는 이 머리의 상태가 깨끗하게 되지 못함을
하나님께서 내게 내리시는 최후의 형벌과 고통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나를 쓰러뜨리셨을 때, 나를 데려가실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었
으면 나는 영원히 내가 지은 죄를 하나님 앞에 뉘우치고 자복하고 하나님의 긍휼히
여기심으로 사죄함을 받을 최후의 기회를 영원히 잃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자비로우신 하나님께서는 나를 영영 불러가지 않으시고 마지막으로 회개할
기회를 주신 것이다. 나의 형제들은 모두 천당에 갔거나 앞으로 갈 것이다.

그들의 세상에서의 생활은 나 보다는 평범하였지만, 그들의 신앙은 나보다 진실하
였다. 나는 지금껏 인간 중심의 문학을 하면서 썩어질 그 문학 때문에 하마터면 영
원한 생명의 믿음을 저버릴 뻔 하였던 것이다.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이 새로운 생명과 믿음과 자각을 내게 주시고 아직도 나의 실
날 같은 생명을 지켜 주신다.

이 실날 같은 나의 생명을 주님이 거두는 날까지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그때
까지 믿음의 시를 쓰다가 고요히 눈을 감고 싶다. 이 이상의 하나님의 축복은 지금
의 나에게 있을 수도 바랄 수도 없다.

이 글은 시인이1975년 사망하기 1년 전에 발표한 산문으로 고혈압으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은 후 영적 변화에 대한 그의 심경을 고백한 것이다.

 ▷ 시비(詩碑)

광주시내에서 전망대를 거쳐 무등산장을 오르는 길. 산장 조금 못 가서 관음암(觀音
庵)입구가 나오는데 바로 그 맞은 편 언덕에 시비가 있다. 호젓한 곳에 위치하여 찾는
이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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