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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8/12부터
 오늘: 8 전체: 1413737

 

박봉우의 휴전선

  박봉우(朴鳳宇, 1934.7.14∼1990)  

광주(光州) 출생. 호는 추풍령(秋風嶺). 전남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대학 재학시 <영도(零度)> 동인이었으
며,1952년 {문학예술}에 <석상의 노래> 당선. 195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휴전선>이 당선되어 등단
했다. 그 뒤 <나비와 철조망>(1956) <눈길 속의 카츄사>
(1957) <과목(果木)과 수난>(1957) 등을 발표하여 시단
의 주목을 받았고, 첫시집 《휴전선》(1957)에 이어
《겨울에도 피는 꽃나무》(1959), 《4월의 화요일》(19
62), 《황지(荒地)의 풀잎》(1976), 《서울 하야식(下野
式)》(1985), 《딸의 손을 잡고》(1987), 《나비와 철조
망》(1991) 을 간행하였다.1958년에 전남문화상 수상.
1962년 제8회 현대문학상 수상.  
1962년 이후에는 <신춘시(新春詩)> 동인으로 활약했으며, 1962년에 <현대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선적(禪的)인 동양정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서정세계를 추
구했으며, 그 서정을 통하여 문명비평을 시도한 것이 특징이다. 마지막 작품집으
로 《황지(荒地)의 풀잎》이 있다.

 ▷ 휴 전 선 (休戰線)

산과 사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 번은 천둥 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저어 서로 응시하는 쌀쌀한 풍경. 아름다운 풍토는 이미 고구려 같은 정신도 신라
같은 이야기도 없는가. 별들이 차지한 하늘은 끝끝내 하나인데…… 우리 무엇에
불안한 얼굴의 의미는 여기에 있었던가.

모든 유혈(流血)은 꿈같이 가고 지금도 나무 하나 안심하고 서 있지 못할 광장.
아직도 정맥은 끊어진 채 야위어가는 이야기뿐인가.

언제 한 번은 불고야 말 독사의 혀같이 징그러운 바람이여 너도 이미 아는 모진
겨우살이를 또 한 번 겪으라는가 아무런 죄도 없이 피어난 꽃은 시방의 자리에서
얼마를 더 살아야 하는가 아름다운 길은 이뿐인가.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 번은 천둥 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이 시는 민족의 비극이었던 6·25
라는 역사적 상황이 그 배경을 이룬
다.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서로에게
총칼을 겨누는 숨막히는 대치 공간
인 휴전선을 빌어 분단의 아픔과 전
쟁의 비극이 상징적으로 나타나 있
다. 시인은 전쟁 혹은 비극이라는 직
접적인 단어를 피하고 암시적인 시어
를 채택함으로써 흔히 분단과 전쟁을
떠올릴 때 흔히 범하기 쉬운 감정의
과잉분출을 막고 독자들에게 분단이
우리에게 주는 피폐함을 상기시킨다.

각 연의 서술어는 물음의 형식을 취하
고 있어서 직접적인 정서의 노출을 피
하는 동시에 독자의 시적 반응을 자연
스레 끌어내는 구실을 한다. 마주 향한
산과 산, 꽃과 꽃은 자연 상태 그대로
어우러진 상태가 아니라 화산과 같은
변란이 언제 닥칠지 몰라 두려워하는
긴박한 상황이다. 조국은 아름다운 삶
의 터전이 아니라 전란이 휩쓸고 지나
간 을씨년스러운 풍경으로 가득하며 언제 전란이 닥칠지 모르는 긴박한 대치상태에 놓
여있다. 그 `쌀쌀한 풍경' 가운데서 시인은 민족의 기상을 드높였던 고구려와 통일을 이
루었던 신라를 떠올린다. 화해로운 삶에 대한 역사적 기억은 한 하늘을 두고도 적대관계
로 나뉘어 사는 현재의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2연에서 우리의 `불안한 얼굴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묻는 시인의 물음은 전쟁과 분
단으로 인한 불안과 고통이라는 대답을 숨기고 있다.

3연에서 전쟁의 의미는 독사의 혀같이 징그러운 바람으로, 민족 전체가 겪어야 하는
고통은 죄 없이 피어난 꽃이 겪어야 하는 모진 겨우살이로 표현되어 있다. 피폐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며 또다시 되풀이될 것인가에 대한 강한 우
려를 시인의 목소리는 담고 있다.

마지막 연에서 첫연을 반복하는 것은 이러한 시인의 우려와 현재에 대한 비판을 강
하게 부각시키는 구실을 한다. 휴전과 분단의 상황을 `정맥이 끊어진' 상태, `나무도
안심하고 서 있지 못하는' 상황으로 묘사하여 휴전선과 분단에 대한 저항적이고 고
발적인 의미를 부각시키는 이 시는 강대국의 세력 각축과 이데올로기의 틈바구니에
서 한민족에게 부과되었던 참혹한 비극을 상징적이고도 강렬하게 형상화하였다.
<유지현-한국현대시>

 나비와  철조망

지금 저기 보이는 시푸런 강과 또 산을 넘어야 진종일은 별일없이 보낸 것이 된다.
서녘 하늘은 장미빛 무늬로 타는 큰 눈의 창을 열어...... 지친 날개를 바라보며 서
로 가슴타는 그러한 거리에 숨이 흐르고 모진 바람이 분다.

그런 속에서 피비린내 나게 싸우는 나비 한 마리의 상채기. 첫 고향의 꽃밭에 마즈
막까지 의지하려는 강렬한 바라움의 향기였다.

앞으로도 저 강을 건너 산을 넘으려면 몇 '마일'은 더 날아야 한다. 이미 그 날개 피
에 젖을 대로 젖고 시린 바람이 자꾸 불어간다. 목이 바싹 말라 버리고 숨결이 가쁜
여기는 아직도 싸늘한 적지(敵地).

벽, 벽..... 처음으로 나비는 벽이 무엇인가를 알며 피로 적신 날개를 가지고도 날아
야만 했다. 바람은 다시 분다. 얼마쯤 날으면 아방(我方)의 따시하고 슬픈 철조망
속에 안길.

이런 마즈막 '꽃밭'을 그리며 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슬픈 표시의 벽. 기(旗)여.....

분단의 벽을 허물고 사랑과 평화로 함께 살 수 있는 충만한 화해의 세계를 갈망한
시이다. 이 작품에서 나비와 철조망은 대조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나비'는 상처받
은 우리 민족을 의미하고, '철조망'은 분단의 상황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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